파리 16구와 에펠탑

프랑스의 수도 파리를 구성하는 20개의 행정구 중 하나인 파리 16구는 가장 ‘프랑스 스러운 동네’로 손꼽히는 곳이다. 혹은 뉴욕의 어퍼 이스트(Upper East)나 런던의 메이페어(Mayfair)에 견주기도 한다.
고급 주택가와 역사적인 명소 그리고 그에 얽힌 이야기가 곳곳에 서려 있어 언제나 여행자를 유혹한다. 파리 16구의 고급 주택가 파시(Passy)는 19세기에 지은 장엄하고 우아한 주택들이 즐비하다. Benjamin Franklin, Honoré de Balzac 등의 유명인이 이 지역에 살았다. 파리의 상징 에펠탑을 비롯해 수준 높은 미술관, 불로뉴 숲(bois de Boulogne), 아르누보 양식을 찾아 파리 16구가 간직한 벨 에포크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보자.
To See
카스텔 베랑제(Castel Béranger)
파리 최초 아르누보 양식의 아파트먼트다. 건물 외관을 붉은 벽돌과 에나멜 타일, 하얀 석재, 붉은 사암으로 구성해 다양한 느낌을 자랑한다. 붉은 구리로 만든 금속 세공 정문, 화려하게 장식한 내부의 벽지와 직물, 모자이크가 독창적이다. 1898년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문으로 뽑히기도 했다.
Rue Jean de la Fontaine, 75016 Paris
포르트 도핀 역(Porte Dauphine Station)
파리 지하철 2호선 종점인 포르트 도핀 역은 프랑스 아르누보의 거장이라 불리는 Guimard가 직접 디자인한 역사 입구로 유명하다. 1900년대에 개통된 파리 지하철 초기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철제, 돌, 유리 등 다채로운 소재로 구성한 외관은 그 자체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Metro line 2 Porte Dauphine station
불로뉴 숲(Bois de Boulogne)
불로뉴 숲은 오랜 세월 파리지엔의 보석 같은 휴식처였다. 숲 공원 안에 자리한 동물원과 경마장은 벨 에포크 때부터 주말마다 붐비던 핫 스폿이었다고 한다. 또한 갈리에라 궁(Le Palais Galliera)은 당대의 걸작 건축 중 하나로 꼽히며 오늘날에는 패션, 장신구 등 7만여 점을 전시하는 의상장식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Monet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는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Musée Marmottan Monet)과 혁신적인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도 불로뉴 숲의 명소다.
Bois de Boulogne, 75016 Paris
에펠탑(Eiffel Tower)
에펠탑을 빼놓고 벨 에포크를 말하기란 불가능하다. 1889년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지은 이 탑은 파리가 세계의 중심이던 그 시절에 대한 증명이자 파리 그 자체의 상징이 되었다. 오늘날에는 파리의 야경을 아름답게 채색하는 ‘빛의 탑’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단 에펠탑의 야간 조명 쇼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고 있으니 SNS 등에 올릴 때 주의하자. 외부에서 바라보는 에펠탑도 아름답지만, 280미터의 가장 높은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파리의 경관도 특별하다.
Champ de Mars, 5 Avenue Anatole France, 75007 Paris
To Eat
라 퐁텐 드 마스(La Fontaine de Mars)
에펠탑 인근 골목에서 1908년부터 영업 중인 정통 브라세리(Brasserie)로 프랑스 남서부 요리를 전문으로 한다. 붉은 체크무늬 테이블보와 화려한 타일 바닥, 샹들리에가 마치 20세기 초 파리에 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009년 Barack Obama 대통령 부부가 이곳에서 식사를 하면서 한층 유명세를 탔다. 노천 테라스에 앉아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며 파리의 향취를 온 몸으로 맛보자.
129 Rue Saint-Dominique, 75007 Paris
To Stay
샹그릴라 호텔 파리(Shangri-La Hotel Paris)
유럽 최초의 샹그릴라 브랜드 호텔로, 1896년에 지은 Rolland Bonaparte 왕자의 저택을 리노베이션했다. 벨 에포크의 귀족적 분위기를 고스란히 살린 내•외관과 세심한 서비스는 기본이며 에펠탑이 한눈에 보이는 탁월한 전망이 일품이다.
10 Avenue d'Iéna, 75116 Paris
 

샹제리제와 그랑 불르바르

벨 에포크가 시작되기 전인 19세기 중반, Haussmann 남작은 개선문부터 샹제리제와 콩코르드 광장을 거쳐 그랑 불르바르까지 파리를 위한 하나의 거대한 서사를 설계했다. 사방으로 펼쳐진 대로에는 대범한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며 서 있으며, 이는 곧 벨 에포크를 이끈 위대한 유산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랑 불르바르의 동쪽에는 프랑스의 유서 깊은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가 자리해 있고, 1900년 만국박람회 개최지인 그랑•프티 팔레 그리고 알렉상드르 3세 다리는 센 강변의 잊지 못할 풍경을 만든다.
To See
그랑•프티 팔레(Grand & Petit Palais)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를 기념해 건립한 건축물이다. 그랑 팔레는 높이 43미터의 돔 지붕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야경이 아름다운 건물로도 유명하다. 현재는 프랑스국립박물관협회에서 엄선한 전시만을 선보이는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랑 팔레와 마주보고 있는 프티 팔레는 고대부터 중세, 르네상스 미술 중심의 컬렉션과 18세기 컬렉션, 그리고 파리 시가 소유한 19~20세기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그랑 팔레 3 Avenue du Général Eisenhower, 75008 Paris │ 프티 팔레 Avenue Winston Churchill, 75008 Paris
갤러리 라파예트(Galeries Lafayette)
1895년에 문을 연 파리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백화점이다. 쇼핑 명소로도 유명하지만, 유리와 철제 구조물을 사용해 만든 아르누보 양식의 돔 천장과 계단 등 그 시절 유행하던 아름다운 실내 장식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갤러리 라파예트는 파리 백화점의 선구자였던 봉 마르셰(Bon Marche) 보다 상류층을 타깃으로 한 매장 구성과 더 화려한 아르데코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었기에 파리지엔 사이에 높은 인기를 끌 수 있었다. 백화점 옥상에 오르면, 낮은 건물들 위로 에펠 탑이 비죽 솟아오른 파리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40 Boulevard Haussmann, 75009 Paris
알렉상드르 3세 다리(Pont Alexandre III)
심미적인 벨 에포크의 시대정신을 그대로 간직한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꼽힌다. 프랑스와 러시아 제국의 우호를 기리기 위해 Alexandre III에게 헌정한 것인데, 1896년 다리를 착공할 때 그의 아들 Nicholas II가 직접 초석을 놓았다고 한다. 센 강 건너편에서 샹제리제를 바라보는 시선을 가로막지 않아야 했기 때문에 높이 6미터로 매우 낮게 건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리 끝 17미터 높이의 화강암 기둥 꼭대기에 세운 금박 조각상은 멀리서도 눈에 띄며 센 강의 37개 다리 가운데 가장 화려함을 선보인다.
Pont Alexandre III, Paris
To Eat
막심 드 파리(Maxim's de Paris)
1893년 파리의 카페 웨이터였던 Maxime Gaillard가 문을 연 역사 깊은 레스토랑이다. 아르누보 양식으로 실내를 꾸몄으며, 마치 ‘아르누보 박물관’을 연상케 할 정도로 당대 의상과 소품 전반의 예술품도 다양하게 전시하고 있다. 프랑스의 많은 작가와 배우들의 사랑을 받았고, Jean Cocteau는 이곳을 “벨벳, 레이스, 리본 그리고 다이아몬드의 집합소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며 패션 브랜드 피에르 가르댕이 소유하고 있다.
3 Rue Royale, 75008 Paris
카페 드 라 페(Café de la Paix)
1862년 문을 연 유서 깊은 카페로 오페라하우스 바로 앞 코너에 자리한다. 이곳의 디자인 또한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설계한 Charles Garnier가 맡았다. Marcel Proust, Guy de Maupassant, Emile Zola 등의 유명인사가 이곳을 즐겨 찾았으며, Alain Delon과 Marlene Dietrich 같은 은막의 전설도 단골이었다. 금빛 길드 장식, 카페 전면을 감싼 거울, 샹들리에 등 화려하고 고전적인 매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5 Place de l'Opéra, 75009 Paris
To Stay
호텔 랑글루아(Hotel Langlois)
1870년 문을 연 이 3성급 호텔은 벨 에포크와 아르누보의 매력을 변함없이 간직한 곳이다. 작은 새장 같은 엘리베이터와 독특한 욕실 장식, 오래된 타일 등이 눈길을 끈다. 원래 이 호텔의 이름은 크루세이더즈(Crusaders)였다. 그런데 2001년 이곳에서 촬영한 <찰리의 진실>이라는 영화에서 ‘랑글루아’ 이름으로 호텔이 등장했고,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공식적으로 바꿨다고 한다. 오페라 가르니에(Opéra Garnier), 갤러리 라파예트 등의 명소와도 가깝다.
63 Rue Saint-Lazare, 75009 Paris
 

지베르니

벨 에포크 시절 이곳은 Willard Metcalf, Theodore Wendel 등 미국에서 건너온 인상주의 화가들의 안식처였다. 파리에서 기차로 1시간 남짓 떨어진 이 작은 마을에는 이미 Monet가 화려한 꽃에 둘러싸인 정원과 집을 짓고 말년을 보내고 있었다. 두 대륙의 인상주의자들은 서로 친분을 쌓으며 지베르니의 예술적 풍요로움을 이끌었다. 여전히 그 매력을 간직하고 있는 지베르니 인상주의 미술관과 Monet의 집을 거닐며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들어가보자.
To See
클로드 모네의 집(Maison de Claude Monet)
Monet와 그의 가족은 1883년부터 1926년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곳에 머물렀다. Monet의 대표 연작인 <수련>의 배경이 된 장소이기도 하며, 연분홍색의 집과 아틀리에 그리고 그 유명한 물의 정원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계절에 따라 정원의 색이 바뀌는데 6월경에는 장미, 스위트피, 한련화가 9월경에는 해바라기, 달리아, 접시꽃 등이 만발한다.
84 Rue Claude Monet, 27620 Giverny
지베르니 인상주의 미술관(Giverny Museum of Impressionisms)
오르세 미술관과 제휴 하에 설립된 이 미술관은 인상주의와 Monet를 향한 헌사라고 할 수 있다. Monet의 집과 불과 100여 미터 떨어져 있으며, 미술관 주변으로는 아름다운 정원과 풀밭이 펼쳐진다. 프랑스 인상주의 작품뿐 아니라 미국의 인상주의 작품도 다수 전시하고 있다. 미술 애호가라면 수채화, 소묘, 스케치 등을 가르쳐주는 미술 강좌 체험을 예약해보자.
99 Rue Claude Monet, 27620 Giverny
To Eat
앙시엔 오텔 보디(Ancien Hôtel Baudy)
분홍빛과 자줏빛의 화사한 아르데코풍 외관이 인상적인 레스토랑 겸 박물관으로, 20세기 초에 Cézanne, Renoir, Auguste Rodin 등의 예술가들이 들러 술을 한잔하던 바였다. 고풍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전통 프렌치 요리를 맛보고, 장미 정원에서 향긋한 산책을 즐기자. 아틀리에에서 진행하는 상설 전시를 관람해도 좋다.
81 Rue Claude Monet, 27620 Giverny
레 냉피(Les Nymphéas)
Monet의 집 바로 앞에 자리한 전통 노르망디 레스토랑으로 Monet가 지베르니에 살던 시절로 거슬러올라가는 오래된 농가 주택을 개조했다. 테라스에 앉아 목가적 풍경을 감상하며 오리 필레, 수란 등 소박한 홈메이드 요리를 맛보자. Monet가 즐겨 먹던 레시피를 재현한 ‘모네 메뉴’도 있다.
Square Florence et Gérald Van der Kemp, 27620 Giverny
To Stay
라 뮈사르디에르(La Musardiere)
1880년에 지어진 지베르니 유일의 아담한 호텔로 옛 모습과 분위기를 잘 간직하고 있어 마치 Monet가 살던 시기를 재현하는 듯하다. 가족이 운영하기 때문에 언제나 친근한 서비스를 선사하고 호텔 주변을 둘러싼 오래된 정원에는 꽃과 나무가 무성하다. 호텔의 레스토랑에서는 훌륭한 맛의 크레페를 맛볼 수 있다.
123 Rue Claude Monet, 27620 Giverny
르 자르댕 데 플륌(Le Jardin des Plume)
Monet의 정원 인근의 아름다운 20세기 초 맨션을 개조한 부티크 호텔이다. 초목이 우거진 넓은 정원 곳곳에 쉴 만한 공간이 많다. 객실과 스위트는 아르데코 가구로 아늑하게 꾸몄다. 호텔에 딸린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도 들러보자. 아르데코 양식의 화려한 인테리어로 낭만적인 프렌치 다이닝을 완성해줄 것이다.
1 Rue du Milieu, 27620 Giverny
 

오베르쉬르우아즈

파리 북쪽 교외에 자리한 오베르쉬르우아즈는 Cézanne, Camille Pissarro, Jean-Baptiste-Camille Corot, Jean Jacques Rousseau 등 여러 작가들이 머물던 마을이다. 특히 이곳을 거쳐간 많은 예술가 중 Gogh는 가장 잊히지 않을 존재일지 모른다. 그는 생의 마지막 시간을 특유의 라임색 주택과 짙푸른 가로수가 가득한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보냈다.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작품에 몰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의 마지막 작품들에 등장하는 이 마을의 골목과 집, 교회는 아직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치 오베르쉬르우아즈 전체가 Gogh에게 헌정하는 미술관인 듯, 그렇게 이곳은 불우했던 천재를 달래주는 것이다.
To See
샤토 오베르쉬르우아즈(Château d'Auvers sur Oise)
17세기에 지은 대저택 샤토 오베르쉬르우아즈는 현재 인상주의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각종 멀티미디어 기자재를 활용한 상설 전시 공간은 인상주의의 탄생부터 결말까지 흥미로운 역사적 사건들을 실감나게 전해준다. 관람 후에는 단정하게 정비한 공원을 거닐며 마을 전경을 감상하자.
Chemin des Berthelees, 95430 Auvers-sur-Oise
라부 여인숙(Auberge Ravoux)
오베르쉬르우아즈 시청 앞에 위치한 라부 여인숙은 이 마을의 상징적인 장소다. 그도 그럴 것이 Gogh가 생의 마지막을 보냈던 곳이 바로 이 작은 여인숙이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화가이자 의사인 Dr. Paul Gachet가 Gogh를 돌봤고, 동생 Theo van Gogh는 꾸준히 경제적 도움을 주었다. Gogh는 자살하기 직전까지 70일을 머물면서 70여 점의 유화를 완성했는데, 인생에서 가장 열정 어린 활동을 보인 시기이다. 그가 머물던 이 여인숙의 작은 방은 지금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52 Rue du Général de Gaulle, 95430 Auvers-sur-Oise
오베르쉬르우아즈 묘지(Auvers-sur-Oise Cemetery)
Gogh의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오베르 교회>를 지나 언덕을 오르면 그의 또 다른 걸작 중 하나인 <까마귀가 나는 밀밭>의 배경이 나온다. 그 밀밭의 끝자락에 Gogh와 그의 동생 Theo가 묻힌 마을 공동 묘지가 자리한다. 나란히 붙어 있는 두 형제의 무덤은 담쟁이덩굴로 무성하게 뒤덮여 있고 그들을 기리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은 조화를 앞에 놓고 묵념을 올린다.
Avenue du Cimetière, 95430 Auvers-sur-Oise
To Eat
르 카드랑(Le Cadran)
보랏빛의 큼직한 간판이 눈에 띄는 곳으로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가장 오래된 비스트로다. Gogh도 가끔 찾아와 식사를 했다는 전설적인 명소로, 실내는 프랑스 가정집에 초대 받은 듯 소박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다. 홈메이드 프렌치 요리에 와인을 곁들이자. 24시간 운영한다.
24 Rue Victor Hugo, 95430 Auvers-sur-Oise
르 슈맹 드 팽트르(Le Chemin des Peintres)
Gogh의 작품 ‘오베르 성당’에 등장하는 것으로 유명한 오베르쉬르우아즈 교회로 가는 길목에 자리하는 소박한 레스토랑으로 19세기의 오래된 농가 건물을 개조했다. 2명의 형제 오너 셰프가 운영하며, 신선한 현지 식자재를 이용한 정통 프렌치 코스 요리를 합리적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3 Bis Rue de Paris, 95430 Auvers-sur-Oise
To Stay
오 트리아농 도베르(Au Trianon d'Auvers)
1890년 지은 노란빛의 고풍스러운 대저택을 개조한 숙소. 라부 여인숙에서 가까우며 한때 사창가로 운영하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객실은 심플하면서도 우아한 매력을 지녔고, 머무는 동안 객실에서 바로 연결되는 개별 정원을 이용할 수 있다. 테라스에서 달걀, 치즈, 크로아상 등 현지 식자재를 이용한 먹음직스러운 조식을 맛보자.
10 Rue des Bartagnolles, 95430 Auvers-sur-Oise
 

에비앙

레만 호수(Lake Leman)의 남쪽에 위치한 소도시 에비앙은 벨 에포크의 손 꼽히는 수치료 센터(스파)이자 휴양지였다. 1789년, 에비앙의 물이 탁월한 치유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우연히 알아내자. 이 물을 찾아 프랑스와 유럽 전역의 상류층이 앞다투어 찾아왔다. 그들을 위해 지은 호텔과 카지노, 대저택 등은 이 작은 도시를 벨 에포크에 어울리게 화려하게 변화시켰다. 짙푸른 레만 호수를 바라보며 에비앙의 골목을 걷다 보면 당시의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시간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To See
팔레 뤼미에르(Palais Lumière)
현재 문화센터로 쓰이는 팔레 뤼미에르는 1902년 대형 수치료 센터(스파)로 지어진 건물이다. 우아한 돔 지붕, 완벽에 가까운 기하학적 구조와 실내의 스테인드글라스, 앤티크 가구가 잘 어우러지는 것. 현재 이곳은 전시장과 컨벤션 시설로 쓰이며 매년 대형 미술전을 개최하고 있다. 특히 올해 10월 말까지 20세기 초에 활동하던 화가 Albert Bernard기획 전시를 진행한다.
Quai Charles Albert Besson, 74500 Évian-les-Bains
빌라 뤼미에르(Villa Lumière)
‘빛의 집(La Villa Lumière)’이란 건물 이름을 지니고 있는 이곳은 현재 에비앙의 시청사로 쓰이고 있다. 이 곳은 현재 에비앙에 남아 있는 벨 에포크의 대저택 중에서 최고로 꼽히는 곳이며, 1985년에는 세계 최초로 영화를 만들어 상영했던 프랑스 Lumière 형제의 여름 별장이었다고 한다. 19세기 말 리옹(Lyon) 출신의 Lumière 가문이 심혈을 기울여 건축했는데, 금박으로 치장한 응접실과 오닉스 보석으로 만든 벽난로 등의 화려함은 에비앙을 찾은 당대의 수많은 상류층마저 놀라게 했다.
2 rue de Clermont, 74500 Évian-les-Bains
에비앙 퍼니큘러(Funiculaire d'Évian-les-Bains)
20세기 초에 에비앙을 찾아온 여행자들을 스파와 레저 시설로 실어 나르던 퍼니큘러 철도(Funiculaire, 케이블 카와 같은 밧줄로 견인하여 운행하는 철도)는 벨 에포크의 낭만을 간직하고 있다. 녹색과 흰색으로 치장한 이 아담한 퍼니큘러는 초록의 수풀 사이를 가로지르며 750미터에 이르는 철로를 따라 에비앙 스파, 라 뷔베트 카샤(La Buvette Cachat), 호텔 로얄(Hôtel Royal)을 포함해 6개 역에 정차한다. 단, 매년 5월부터 9월까지만 운영된다고 하니 참고하자.
Rue du Port, 74500 Évian-les-Bains.
라 뷔베트 카샤(La Buvette Cachat)
에비앙의 수원 중 하나인 수르스 카샤(Source Cachat)의 건너편에 지어진 20세기 초 아르누보 건축물이다. 한때 온천 시설이던 이곳은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 중이다. 물의 신전을 모티프로 지은 분홍색과 흰색의 파빌리온 내부는 스테인드글라스와 타일 장식 등으로 화려함을 뽐낸다. 테라스의 식수대에서는 에비앙의 물을 맛볼 수 있다.
19 Rue Nationale, 74500 Évian-les-Bains.
To Eat
레 프레스크(Les Fresques)
호텔 로얄에 위치한 유명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작년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새롭게 시작했다. 높은 품질의 현지 제철 식자재를 사용하는 이곳의 요리는 지역 색과 세계 다양한 맛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높은 천장의 실내와 고풍스러운 벨 에포크풍 인테리어가 돋보이며, 창 밖으로 아름다운 레만 호수가 펼쳐진다.
1230 Avenue du Léman, 74500 Évian-les-Bains
To Stay
호텔 로얄(Hotel Royal)
1905년에 완공된 5성급 럭셔리 호텔이다. 에비앙 언덕에 자리해 객실 발코니에서 레만 호수 풍경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실내는 화려했던 벨 에포크의 분위기를 담아내고 있으며, 2015년 리노베이션을 통해 모던한 고급스러움까지 더했다. 호텔 안에는 아름다운 산책로와 에비앙의 물을 사용한 스파 시설, 벨 에포크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레스토랑 등을 갖추고 있다.
960 Avenue du Léman, 74500 Évian-les-Bains



[트래블 라이브러리] Nation Special 04 - 벨 에포크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벨 에포크 La Belle Epoque, 2016.08.23(화) ~ 10.02(일), 프랑스의 가장 아름답고 우아한 시절, 찬란했던 벨 에포크를 추억하는 여정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이 끝난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 대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프랑스는 참으로 아름답고 우아한 시절을 이어갔다.
산업혁명이 준 물질적 풍요를 바탕으로 예술과 문화, 패션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황금보다 더 빛나는 시간을 만끽했다. 프랑스는 이 시기를 벨 에포크 즉, ‘좋은 시대’ 혹은 ‘아름다운 시대’라 칭하며 삶의 가장 아름다웠던 날들로 회상한다.

근대화 물결의 중심에 있던 파리에는 유럽과 미국의 내로라하는 지성인과 예술가들이 모여들었고, 이후 유럽인의 삶과 생각을 바꿔놓기에 충분한 사건들이 모두 이 시기의 파리에서 이루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대 산업화의 시작을 알린 만국박람회 개최부터 에펠탑, 알렉상드르 3세 다리, 그랑•프티 팔레(Grand•Petit Palais), 첫 번째 지하철 개통, 그리고 Claude Monet와 Auguste Renoir와 같은 인상주의 회화의 등장 등이 그 대표적인 사건들이다.

이 시기의 파리는 새로운 변화와 거듭되는 발전이 자신들을 영원히 풍요롭게 해줄 것이라 믿었다. 그도 그럴 것이 왕정시대 귀족이나 가능했던 여가 생활이 시민의 삶 속으로 들어왔고, Napoléon Bonaparte가 일으켰던 참혹한 전쟁을 경험한 세대와 달리 기차와 자동차를 타고 해변 휴양지나 공원을 찾아가 삶을 즐겼으니 변화는 곧 행복이고, 그 영원함에 대한 믿음은 당연했다.
어둠이 내리면 카페와 카바레에서 열띤 토론과 경쾌한 유희가 펼쳐졌고, 가스램프가 불을 밝힌 뒷골목을 걸으며 아름다운 시절을 논하던 파리지엔(Parisian)에게 파리는 세상의 중심과도 같았다. 간혹 이런 평화로운 생활마저 벗어나고픈 몇몇 예술가는 지베르니(Giverny)나 오베르쉬르우아즈(Auvers-sur-Oise) 같은 외곽의 전원마을로 이주해 자신만의 화풍을 개척하기도 했다.

파리지엔은 미술과 디자인의 창조적인 트렌드에 열광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인상주의로 대표되는 순수미술 분야, 그리고 건축•디자인 분야의 혁신을 불러온 아르누보 양식이다.
‘인상주의’라는 용어는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 Claude Monet의 1872년 작품 <인상 : 해돋이>에서 시작되었다. 인상주의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순간적인 빛의 효과를 포착해 아름다운 인상을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Vincent van Gogh, Paul Gauguin, Paul Cézanne 등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기도 했다.
그들이 남긴 창조성은 제1차 세계 대전을 맞아 잠시 주춤했다가 파리를 찾은 Pablo Picasso, Salvador Dali, Henri Matisse 등의 후계자들에 의해 다시 꽃피우게 된다.

‘새로운 예술’을 뜻하는 아르누보(Art Nouveau)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 각지와 미국, 남미에 이르기까지 국제적으로 유행한 양식이다.
프랑스의 아르누보는 기존의 바로크와 신고전주의 양식을 거부하면서 더욱 세심하고 과감한 표현을 시도해 지금의 파리를 디자인했다고 할 수 있다.

파리 16구에 남아있는 아르누보 양식의 대저택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파격적인 외관과 정밀한 실내 장식을 자랑하며, Hector Guimard의 손길을 거친 지하철역 입구는 파리의 거리에 독특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파리를 벗어난 아르누보 양식은 도빌, 에비앙, 니스 등의 휴양지와 유럽 각국으로 퍼져 유겐트슈틸(Jugendstil), 빈 분리파(Wien Secession), 스틸레 리버티(Stile Liberty) 등으로 자리 잡았다.

풍요와 평화가 가득한 벨 에포크는 50여 년간 지속되며 찬란한 삶을 증명했다.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들은 또 다른 황금기를 기대했지만, 그것은 지난날의 아름다움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이제는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운명의 시절, 벨 에포크. 파리를 찾는 여행자의 기억 속에 그 시절만큼의 아름다운 추억과 경험을 새겨줄 것이라 믿는다.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관련서적 소개

  • The Eiffel Tower Gustave Eiffel, Taschen, 2008
    철의 시대 개막을 알리는 기념비이자 프랑스의 상징이 된 에펠탑. 2년 2개월 간의 공사기간 동안 7,300여 톤의 철을 사용해 높이 300.5m의 거대한 구조물로 탄생한 이 탑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에 구성된 에펠탑의 세밀한 조감도는 탑을 구성하는 작은 너트 하나하나의 길이와 각도까지도 완벽하게 계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수작업을 통해 치밀하게 조립된 각 부분의 구조에 몰입 하다 보면 이 세계적인 건축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Parisian Architecture of the Belle Epoque Roy Johnston, Wiley-Academy, 2007
    파리 벨 에포크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다양한 사진자료와 함께 소개하는 책이다. 신고전주의 양 식의 박물관부터 아르누보 양식의 대저택까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프랑스의 건축 사조 와 함께 당시 파리지엔의 생활 양식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건물의 평면도가 첨부되어 있다. 그 시 절 유행하던 유려한 라인, 입체감을 살린 철골 구조, 섬세함이 담긴 유리•석조 공예 등으로 치장된 건물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 The Gardens at Giverny Stephen Shore, Aperture, 2000
    컬러 사진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듣는 사진작가 Stephen Shore가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 위치한 지베르니 정원을 찍은 사진집이다. 지베르니 정원은 <수련> 연작으로 유명한 Claude Monet가 말년의 대부분을 보낸 곳으로, Shore는 컬러 사진을 통해 그곳의 식물과 연못을 담아냈다. 특히 Monet의 작품에 많은 영감을 주었던 정원의 빛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Monet와 Shore의 눈을 통해 지베르니 정원을 본 독자라면 그곳으로 가서 직접 정원의 아름다움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Le Petit Journal : Supplement Illustration of 1900 Le Petit Journal, Le Petit Journal, 1900
    Moïse Polydore Millaud에 의해 1863년부터 1944년까지 발간되었던 프랑스의 인기 신문 Le Petit Journal의 1900년 발간본 모음집이다. 이탈리아 UmbertoⅠ의 암살, 중국 의화단 사건, 파리 만국박람회 등 세계적인 이슈들을 소개하는 흥미로운 일러스트가 많다. 특히, 만국박람회에 참석한 한국 전시관의 모습을 담은 일러스트는 1900년 당시 우리의 복식과 태극기를 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트래블 라이브러리] Nation Special 04 - 벨 에포크 도시별 소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