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ression

저희는 지난 2년 동안 진행했던 대표적인 프로젝트 7개를 모아 ‘IMPRESSION’ 전시를 열었습니다. ‘IMPRESSION’전은 2013년 ‘때로는 과정이 결과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Designed by Hyundai Card’ 전시에 뒤이어 열린 두 번째 국내 전시입니다. ‘Designed by Hyundai Card’ 전시에서 디자인 과정을 드러내고자 했다면, ‘IMPRESSION’ 전시에서는 과정과 결과 사이에 놓인 직관적인 이미지, 즉 인상을 담고자 했습니다.

봉평장

봉평장 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한 전통시장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현대카드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바꾸거나 대형마트의 장점을 흉내 내기보다는 상인이 주체가 된 이야기로 전통시장이 채워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봉평장에 제안한 것은 ‘지키기 위한 변화’였고, 이번 전시에서 디자인을 설명하기보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장 본연의 모습을 충실히 전하고자 했습니다. 기존에 전시장으로 쓰이지 않던 복도를 과감히 활용한 것도 길게 늘어선 시장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적합했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입면을 일러스트로 친숙하게 표현하였고 많은 사람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영상으로 비추어 생기 넘치는 봉평장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브루클린

브루클린 프로젝트는 스마트폰을 매력적인 일상품으로 만들고자 한 현대카드 디자인의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저희는 브루클린 프로젝트의 철학인 ‘당당함’, ‘주관’, ‘안목’을 바탕으로 소재부터 스펙, UX, 광고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모든 요소를 일관되게 디자인하였습니다. 실제 스마트폰을 전시해야 프로젝트에 담고자 한 의도가 충분히 전달될 것이라 생각했고, 스마트폰 30대에 각기 다른 UX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그중 1대의 스마트폰은 뒷모습을 전시하여 브루클린 프로젝트의 일관성 있는 디자인을 표현하였습니다.

잇 시리즈

가장 현대카드다운 물을 만들고자 했던 ‘잇 워터’, 와인은 어렵고 복잡하다고 여기는 문화에 질문과 답을 내린 ‘잇 와인’ 그리고 보드카 본연의 가치를 한 잔에 오롯이 담고자 했던 ‘잇 보드카’까지. 잇 시리즈는 저희가 생각하는 디자인 가치를 한 단계씩 확장해온 프로젝트입니다. 잇 시리즈가 걸어온 발자취를 드러내기 위해 제작한 영상에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던 당시의 스케치와 초기 디자인 등 과정과 함께 콘셉트가 뚜렷이 드러나는 화보를 담았습니다. 또한, 세 개의 화면을 동선의 흐름에 따라 배치하여 잇 시리즈의 연결성을 관객의 움직임과 함께 느껴지도록 했습니다.

MONEY

2013 런던디자인페스티벌과 2015 밀란디자인위크에서 열린 MONEY 전시는 진화한 화폐로서의 현대카드의 신용카드와 카드 디자인이 변화해 온 과정 그리고 다양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자리였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공간이 한정된 만큼 MONEY 전시의 핵심만 간추려 옮겼고, 해외 전시 풍경과 인터뷰를 담은 영상을 상영해 당시의 현장감을 생생하게 전하고자 했습니다. 버튼을 누르면 현대카드 디자인에 대한 정보를 영수증으로 출력하는 기계는 금융회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메타포로서 설치했고, 지난 전시에서 선보였던 120여 개 카드 디자인 실물은 고해상 스트리밍 사진 영상으로 재현했습니다.

DESIGN without WORDS

저희에게 디자인이란 영감을 실체화한 이미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지 아카이빙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미지 아카이빙의 결과물인 DESIGN without WORDS 책에는 현대카드 디자인의 정수가 담겼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번 전시가 DESIGN without WORDS 책 발행에 맞춰 준비된 만큼 이 책이 전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디자인라이브러리의 중정 풍경과 햇빛을 담아 밝고 화사한 공간에 DESIGN without WORDS 책을 전시했습니다. 이곳은 관객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며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자 출입 인원이 제한된 아스텔앤컨 전시의 대기장소가 됩니다.
DESIGN without WORDS

제주생수

저희는 생수 패키지가 수원지를 닮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주도 오름의 부드러운 곡선과 선명한 자연의 색을 모티브로 제주생수 패키지를 디자인하였고, 이를 통해 제주도가 관광지로 포장된 곳이 아닌 원시에 가까운 자연과 좋은 물을 지닌 곳으로 재발견되길 기대했습니다. 자연스레 전시장에서 보여주고자 한 것도 제주도의 자연이었습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화면에 제주도의 자연을 담은 영상을 상영했고 그 앞으로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계획했던 재주생수병 디자인을 전시했습니다. 투명한 플라스틱병에 비친 맑고 깨끗한 제주도 자연 풍경은 현대카드가 지향하는 디자인 철학이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Astell&Kern

아스텔앤컨 현대카드 에디션은 음악에 대한 현대카드의 관심과 애정이 집약된 프로젝트입니다. 저희는 외관뿐만 아니라 UX, 앨범아트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루도록 제품을 디자인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객이 본질에 충실한 음악을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하였고, 그런 만큼 디자인 결과물보다 프로젝트를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몰입감을 높이고자 방음벽으로 전시장을 외부와 차단하였고, 어두운 공간에 아스텔앤컨 현대카드 에디션과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영상만 전시했습니다. 오로지 보컬의 목소리를 담은 풍부한 사운드로 사람의 목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또 음악이 얼마나 풍부할 수 있는지를 느끼도록 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디자인 과정의 많은 정보를 담기보다 각각의 프로젝트가 가진 인상을 몰입감 있게 전하고 전시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이끌기 위해 공간을 ‘선’으로 좁게 사용했습니다.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현대카드 디자인의 인상이 서서히 뚜렷해질 것입니다. 짧은 순간에 새겨져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 사람의 첫인상처럼, 이번 전시가 현대카드 디자인의 인상을 마음 깊이 남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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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RESSION
인상
2015년 12월 22일, 현대카드의 두 번째 국내 전시인 ‘IMPRESSION’전이 열렸습니다.
현대카드 디자인은 논리에서 출발하지만, 감성의 균형 또한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대중과 만나고 소통이 일어나는 바로 그 순간은 논리적이고 추론적이기보다 감각적이고 직관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IMPRESSION’전은 현대카드 디자인 결과물의 결정적 단서를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감각적이고 직관적으로 시각화된 이번 전시를 통하여 현대카드 디자인을 이해하는
결정적 순간을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2015. 12. 22 - 2016. 3. 27
@ 현대카드 DESIGN LIBRARY

현대카드 DESIGN LIBRARY
INFORMATION

  • Admission
  • 현대카드 회원 전용(무기명 법인카드 및 Gift카드 제외)
    - 1F 회원 본인 및 동반 2인 무료입장(만 19세 이상)
    - 2F, 3F 회원 본인 및 동반 2인 무료입장(만 19세 이상, 월 8회 한정)
    연령 및 본인확인을 위한 신분증 지참
    본인 입장 횟수 초과 및 동반 2인 초과시 입장 불가
    쾌적한 열람을 위해 동시 열람인원 50명 제한(대기 입장 가능)
    회원 본인 동반 없이 비회원 입장 불가
  • Hours
  • 화-토요일 12:00 - 21:00
    일요일     11:00 - 18:00
    매주 월요일, 설/추석 연휴 휴관
    법정 공휴일 운영시간 일요일과 동일
  • Address
  •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31-18(구. 가회동 129-1)
  • Contact
  • T 02-3700-2700
    E Library@hyundaicard.com
    * 더 자세한 정보는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홈페이지
    (http://library.hyundaicard.com)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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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실현 프로젝트 10호점 우리동네슈퍼

2010년 시작된 이후로, 과일가게·세탁소·미용실·떡집·분식집 등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이 경쟁력 있는 2막을 펼쳐낼 수 있도록 도와 온 현대카드 드림실현 프로젝트.

그 열 번째 대상은 일산의 고요한 다세대 주택단지 초입에 위치한 작은 슈퍼이다.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공세에 점점 자리를 잃고 담배가게로 전락해 온 작은 가게가, 백석동 주민의 든든한 냉장고 역할을 해낼 ‘우리동네슈퍼’로 새롭게 태어났다.
프랜차이즈형 편의점과 기업형 슈퍼마켓이 동네 골목 상권까지 깊숙이 들어오면서, 수많은 소규모 동네 슈퍼들은 이미 사라졌거나 사라지는 중에 있다. 10년 넘게 운영되며 점점 경쟁력을 잃어 온 백석동의 낡은 슈퍼마켓 ‘명성슈퍼’ 또한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10년간 인수에 인수를 거치며 추가되어 온 과한 대형 간판들은 어느새 파사드를 꽉 채웠고, 점포 밖을 빙 둘러싼 음료 및 주류 냉장고들과 낡은 캐노피는 신선한 식품을 파는 슈퍼를 동굴과도 같이 어두컴컴하게 만들었다. 점포 외부에서는 내부가 보이지 않고, 내부에서는 외부가 보이지 않았기에 냉장고 위에는 도난 경고문이 붙고 내부의 상품들엔 먼지가 쌓였다.

잘 팔린다는 이유로 입구 곁에 비치된 주류와 담배는 고객이 슈퍼 안으로 들어갈 필요가 없게 만들었고, 그 결과 슈퍼 매출의 80%가 담배와 주류에 한정되면서 ‘명성슈퍼’는 어느새 슈퍼가 아닌, ‘담배가게’가 되었다. 슈퍼는 빵부터 어포, 구운 계란까지 다양한 식품을 취급하고 있었지만, 좋은 위치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줄기차게 담배만 사 갔다.

10호점의 핵심 전략은, 지나는 길에 수시로 들르고 싶고, 그 안에서 잠시나마 머무르며 무언가를 고르고 싶은 진짜 ‘슈퍼’를 만드는 것이 었다.

01. 들르고 싶은 곳이 되다

위치는 좋았지만, 들르는 사람은 적은 슈퍼를 일단 들르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급선무였다. 슈퍼가 다양한 것을 팔고 있음에도, 뭘 파는지를 알 수 없고 알고 싶지도 않게 하는 환경부터 바꾸어 나갔다.

슈퍼를 가득 채운 천막과 대형 간판, 의미 없는 이름을 깔끔히 덜어내고, 출퇴근길에 함께하는 슈퍼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백석동 사람들과 함께하는 우리동네슈퍼’ 로 단장했다.
기존에는 동네 슈퍼의 주요 판매 품목인 담배와 주류가 모두 점포 입구에 위치해 있어, 매장 내부로 유입되는 고객이 현저히 적었다. 드림실현 프로젝트 팀은 계획적인 구매 품목인 주류와 음료를 매장 가장 깊숙한 곳으로 이동시켜 고객들을 매장 내부로 끌어들이고, 동시에 주류를 고른 후 바로 뒤돌아 안주를 고를 수 있도록 하는 등 개별 상품 카테고리 간의 연계성을 공간 내에 반영하고자 했다.
병정 마냥 나란히 서서 슈퍼를 휘감고 있던 낡은 냉장고들과 흡연에 어울리던 천막을 정리하니 슈퍼가 금세 환해졌다. 얼마나 다양한 상품을 팔고 있는지 시원하게 들여다보였고, 유리 밖으로 보이는 라면과 과자들은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허기를 자극해 슈퍼 안으로 끌어들였다. 동네 주민들의 유일한 쉼터로 역할하는 테라스 공간도 좀 더 개방성을 가지며 쾌적해졌다.
모든 상품이 매장 내부에 쾌적하게 정리되면서, 72세의 점주가 시야에 잡히지 않는 외부 냉장고의 도난을 상시 염려해야 하는 일 또한 사라졌고, 방문한 고객들은 슈퍼 내부를 한 바퀴 돌고 나가기 시작했다.

점포 내부 공간에 비해 과한 매대들로 눈 둘 곳 없이 꽉 차 있던 매장 내부는, 고객들의 쇼핑 동선에 대한 고려와 점포 환경에 맞추어 제작한 진열대들로 한결 가벼워졌고, 바닥을 꽉 채우던 재고들은 새로 제작된 진열대의 수납공간 내에 착착 정리되었다.
슈퍼를 들린 고객이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고, 복합 슈퍼로서의 다양한 상품군을 강조하기 위해서 과자·라면·차커피·통조림·생활잡화 등 슈퍼가 취급하는 주요 품목으로 카테고리를 명확하게 나누어 진열대마다 판넬을 비치했다.

02. 진정한 동네 슈퍼가 되기 위해, 백석동을 읽다

소규모 동네 슈퍼들이 전국의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대형 슈퍼마켓이나, 프랜차이즈형 편의점 비해 상대적 우위를 갖출 수 있는 방법은 그 지역의 특성을 점포 운영에 반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네 슈퍼들은 영세한 납품업체나 소량 취급에 따르는 가격 경쟁력 부재 등에 한계를 느끼고, 그 우위를 이내 포기하고 만다. 유일하게 확보할 수 있는 우위를 놓아버린 결과, 동네의 특성과 주민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동네 슈퍼가 되기보다, 단순히 대형 슈퍼 대비 물건이 한정적이고, 찾아도 없는 게 많은 미심쩍은 공간에 머물러 버리고 만다.

드림실현 프로젝트 팀은, 이 작은 동네 슈퍼를 진정한 동네 슈퍼로 만들고자 했다. 슈퍼가 위치한 지역은 전형적인 베드타운으로 출퇴근족이 대부분이었고, 1인 가구가 많았으며 블록 내에 간편한 요깃거리를 파는 곳이 없었다. 출퇴근 족의 영향으로 낮에는 매우 고요하고, 출퇴근 시간에만 유동인구가 있는 동네였다.

이러한 백석동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서 ‘우리동네슈퍼’에는 ‘간편식사’ 코너가 등장했다. 홀로 사는 사람이 지친 귀갓길에 간편한 저녁거리를 살 수 있도록 파스타나 떡볶이 같은 간편 조리식품을 새롭게 구비하고, 기존에 취급하지 않았던 두부, 햄, 소시지, 만두도 냉장고와 냉동고에 채워 넣었다.
드림실현 프로젝트의 핵심은 단순히 상점을 보기 좋게 꾸미는 것이 아니다. 영업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다루며 변화를 꾀하되, 본질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슈퍼의 본질은 쇼핑이다. 들르고 싶은 공간, 눈에 쏙쏙 잘 들어오고 하나 손에 들게 되는 진열대, 그리고 찾는 상품이 기다린 듯이 있는 상점. 드림실현 프로젝트 팀은 이러한 목표 아래 우리동네슈퍼에 접근했고, 그 결과 점주는 ‘더 오래오래 이 동네를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무척 기분이 좋습니다’ 라고 화답했다.
우리동네슈퍼의 한 귀퉁이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뽑기 기계가 있다. 동전도 바꿔줘야 하고, 기계가 고장 나면 손을 봐야 하는 등의 잔 일이 많지만, 동네 아이들이 좋아하고 슈퍼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 있다면 그뿐이라는 점주의 마음에서 동네 슈퍼가 지닐 수 있는 따듯함이 전해진다. 지나온 세월보다 더 오래도록 백석동의 토박이 가게로 남아 있을 우리동네슈퍼의 새로운 역사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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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DAE 2016.01.29 22:40 신고

    참 의미있는 프로젝트네요. 다만, 옛 정이 느껴졌던 간판을 너무나 새하얗고 정돈된 현대식으로 바꿔버린 것이 좀 안타깝습니다. 옛날의 모습을 좀 더 간직하면서 슈퍼를 유지시켰다면 어땠을까요?

우리 동네의 다윗들

21세기 우리나라는 단적으로 ‘골리앗 전성시대’다. 주요 산업은 물론, 동네 상권에도 슬금슬금 침투하던 덩치 큰 기업은 막강한 자금을 바탕으로 도심의 소비 거리와 똑같은 모습을 우리 눈앞에 내보이고 있다. 통일된 디자인과 깔끔한 외형에 익숙한 우리는 편리함과 신뢰라는 이름 아래 대형 프랜차이즈와 마트, 서점의 분점을 찾는다. 게다가 인터넷 쇼핑의 급속한 발달 또한 공간적으로 우리를 가까운 동네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우리가 얻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예전 동네 가게가 구석구석 우리를 반겨주던 따뜻함과 다양함은 어느 순간부터 사라지고 획일적인 복장과 서비스를 앞세운 모습이 우리 지갑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지 않던가.

이런 골리앗의 맹공과 동네 가게의 외마디 비명이 가득 찬 보이지 않는 전쟁터인 동네 상권을 살리기 위해 현대카드는 ‘드림실현 프로젝트’를 지속해오고 있다. 소상공인의 자활을 돕고 꿈을 실현해주는 드림실현 프로젝트는 물고기를 잡아서 전달하는 게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걸 목표로 디자인, 금융, 컨설팅을 융합했다. 기존 가게를 분석해 각 가게만의 장점을 찾아 극대화하고 맞춤형으로 새롭게 재구축하며 지금까지 9개의 성공적인 사례를 만드는 성과를 보였다.

이번 대망의 10번째 드림실현 프로젝트의 주인공은 동네 빵집과 함께 구멍가게의 셀 수 없는 몰락을 상징하는 슈퍼다. 이 동네 슈퍼를 개선하기에 앞서 대기업에 비하면 상황이 턱없이 열악하지만, 뿌리 깊은 나무로 풍부한 생명력을 피우는 ‘동네의 강한 다윗’을 살펴봤다. 그들이 주변 가게들의 끝없는 몰락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비법은 무엇일까? 수십 년 된 동네의 터줏대감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성 넘치는 젊은 분위기의 힙한 가게도 아니면서 자신만의 느낌을 고집스럽게 가져가는 이들의 비밀이야말로 ‘골리앗 전성시대’에서 힘겹게 분투하는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희망의 증거가 될 것이다. 참기름 집, 정육점, 슈퍼, 서점, 빵집 등 전통적인 몰락 업종에서 빛나는 ‘동네의 다윗’ 5곳을 살펴보도록 하자.

01. 동네 기름집 – 건강을 최우선으로

역삼동 참기름집 쿠앤즈 버킷
깨는 영양 가득한 건강 식품이다. 하지만 기존 참기름 공법은 고소한 냄새를 더하기 위해 고온에서 볶느라 발암물질인 벤조피렌도 함께 나오면서 이 좋은 걸 마음 놓고 먹기에는 거북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동네마다 고무대야에 깨를 쌓아두고 구수한 냄새로 가득 차던 기름집은 하나씩 자취를 감추어갔다. 역삼동 주택가 구석에 자리잡은 쿠앤즈 버킷은 이런 고민에서 시작한 첨단(?) 참기름 집이다.

전직 식품 담당 MD였던 터라 깨의 우수성을 잘 알던 주인장은 벤조피렌 없는 좋은 기름을 만들고 싶었고 결국 170도 미만의 원적외선 볶음기를 사용해 볶은 후 의료용 여과지로 필터링해 안전한 참기름 만들기에 성공했다. 특히 생참기름과 생들기름은 독일산 착유기로 70도 미만에서 짜내 오메가-3와 향미가 풍부한 덕분에 의사가 섭취를 권장한다고 한다. 오직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주인장의 의지는 생기름을 짜고 남은 깻묵으로 만든 쿠키와 스콘을 만들고, 종국엔 수수, 조리, 미역, 감, 꿀 등 수 년간 발품 팔아 건진 전국의 좋은 먹거리를 소개하는데 매장의 절반을 할애하도록 했다. 단순히 기름 짜는 집이 아니라 동네 주민의 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맡은 것이 21세기 참기름 집 성공기의 핵심 아닐까.

02. 동네 정육점 – 숙성육부터 육회초밥까지

구기동 정육점 두뿔이야기
고기 없는 우리 삶을 상상이나 할 수 있던가. 하지만 새빨간 조명의 동네 정육점은 들어가기에도 부담스럽고 좋은 고기를 구할 수 있다는 확신도 없었다. 결국 사람들이 믿을 수 있는 마트나 백화점을 찾게 되면서 기존 정육점은 큰 위기를 맞게 됐는데 구기동의 두뿔이야기는 이런 단점을 세세히 손 본 좋은 사례다. 정육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전문 디자이너에게 맡긴 가게는 MEAT CRAFT란 간판을 달고 세련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찾아왔다. 하지만 카페를 연상시키는 진회색 외관에만 매달린 건 아니다.

두뿔이야기는 15년 경력의 대표가 경매로 소를 사고 지하 창고에서 직접 정육 작업을 하는 까닭에 맛 좋은 1++급 한우를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매주 금요일에는 육회 초밥까지 판매할 정도로 신선도를 보증한다. 또한 동네 정육점에서는 다루지 않은 고급 숙성육인 드라이에이징 고기까지 선보인다. 2등급 한우는 45일 간의 숙성을 거쳐 감칠맛이 풍부한 고기로 탈바꿈하는데 적당한 숙성일을 택한 덕분에 특유의 치즈향도 덜하고 같은 무게의 최고급 한우와 가격 차이도 크지 않아 동네에서 드라이에이징을 사보는 용기를 낼 수 있다. 가게 한 쪽에 로즈메리, 바질, 정향 등이 담긴 허브병을 나란히 놓고 고기와 어울리는 향신료를 무료로 소분해서 가져갈 수 있도록 한 점도 독특하다. 두뿔이야기가 줄 수 있는 가치 있는 경험은 이렇게 좋은 고기와 알맞은 향신료에서 비롯되는 풍성함과 행복감에서 시작한다.

03. 동네 슈퍼 – 동네 맥주 큐레이터

이태원동 슈퍼 우리 슈퍼
슈퍼만큼 동네 골목 상권의 몰락을 상징하는 업종은 없을 테다. 동네 만물상이었던 슈퍼는 편의점과 마트의 파상공세에 하나둘 쓰러져갔다. 때 낀 간판에 어두컴컴한 내부, 낮은 제품 회전율을 좋아할 이가 누가 있을까. 그런데 6호선 녹사평 역에 내려 차 소리 들리는 도로를 지나 골목으로 들어가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부류의 슈퍼가 존재한다. 바깥을 가득 채운 가지각색의 맥주 포스터와 기념품, 빈 병으로 장식한 우리 슈퍼는 내외국인 할 것 없이 펼쳐지는 맥주 파티의 중심이다. 우리 슈퍼는 음악 선곡까지 신경 쓰는 멋쟁이 주인 아주머니의 수입 맥주 컬렉션으로 가득 차 있다.
대략 70~80종에 달하는 맥주들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것으로 계절 맥주나 한정판까지 갖췄 지만 동시에 슈퍼의 필수 품목인 잡화와 식품 또한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주머니는 맥주 전문가 로서 친절하고 단호한 큐레이션을 담당한다. 취향을 말하면 거침없이 냉장고로 다가가 몇몇 맥주를 콕콕 찍어주는 데 하나같이 가격이 좋다. 모든 맥주를 다 먹어본 입장에서 초심자, 마니아 할 것 없이 그들이 원하는 걸 척척 집어주는 장면을 보면 믿음이 생길 수 밖에. 사실 옛부터 인기 있는 과자와 싱싱한 과일을 팔던 슈퍼는 동네 생필품을 책임 지던 큐레이션의 보고 아니었던가. 이름도 낯선 수입 맥주를 파는 우리 슈퍼에는 옛 동네 슈퍼의 스스럼 없는 매력이 남아있다.

04. 동네 서점 – 북맥의 시대

상암동 책방 북바이북
상암동 먹자골목 구석에 숨어있는 북바이북은 사람이 계속 모이는 동네 책방이다. 사실 대형서점도 아니고 인디 서점처럼 특정한 팬층을 갖추지 않는 기존 동네 책방은 먼지 낀 문제집 뭉치와 가게 지키는 연세 지긋한 할아버지 이미지가 바로 떠오를 만큼 동시대성과는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책이 너무 좋아 책방을 차렸다는 자매는 북바이북에 개성을 부여했다. 1호점은 소설책만을 다루고, 얼마 전 확장한 2호점에서는 책과 함께 맥주를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개성은 외면일 뿐 책방이 순조롭게 굴러가는 중심에는 책과 사람의 연결이 존재한다.

북바이북은 독특한 책 카테고리 분류법과 책꼬리가 눈에 띈다. A, B로 규격화한 카테고리 대신 관련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더 볼 수 있도록 코너를 즐겁게 꾸며놨다. ‘그린라이트인가요’, ‘글빨 땡기는 날', ‘이 작가 홀릭중’, ‘경제, 잘 몰라도 상관없어’ 등 제목도 발랄하다. 특히 책을 읽은 사람이 짧은 감상평을 종이에 남겨 책 사이에 끼워두는 ‘책꼬리’는 마치 댓글의 오프라인 화를 보는 느낌이다. 두 요소 모두 기계적인 틀이 제공할 수 없는 사람 냄새를 풍긴다. 게다가 북바이북은 책을 넘어 문구류부터 쨈, 핸드폰 케이스, 책과 어울리는 음반까지 판매하고 ‘작가 번개’라는 이름으로 저자와의 만남을 주선하며 카페 기능까지 겸하니 ‘동네의 문화쌀롱’이란 칭호가 무색하지 않다. 이런 북바이북을 보노라면 동네 서점의 진화판이란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05. 동네 빵집 – 효녀가 파는 건강빵

옥인동 빵집 슬로우브레드에버
서촌 통인시장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뒤로 한 채 시장을 빠져나오면 저 골목 구석에 작은 빵집이 간판도 없이 숨어있다. 프랜차이즈 빵집의 온갖 할인 혜택과 목 좋은 위치 선점에 메말라가는 동네 빵집의 현 주소와는 사뭇 다른 서촌의 명물 동네 빵집 슬로우브레드에버다. 이 곳은 당뇨 때문에 제대로 빵을 즐기지 못하는 아버지를 위해 시작한 효녀 빵집이다. 대부분의 빵이 첨가물을 최소화한 건강빵이라 자연에 가까운 맛을 찾는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났다. 점점 관광지로 변하는 서촌에서 유명한 집이라는 건 행복함과 곤혹스러움의 양립이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맛이 일품이라 주말에는 외지인들이 빵을 몽땅 사 가는 일이 빈번해 정작 동네 단골들이 먹을 빵이 부족한 경우가 자주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빵을 주문받고 보관해주는 ‘예약제’를 실행 중이다. ‘빵은 집과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갓 구워낸 것을 맛보는 게 제격’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작은 공방을 연상시키는 이 소박한 가게에는 빵을 사러 저 멀리 강남에서 들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먹는 사람의 건강과 관계의 지속성을 중시하는 이 동네 빵집이 오래도록 자리를 지키길 바라는 사람이 많다는 반증 아닐까 싶다.
앞서 살펴본 5곳의 동네 다윗들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결론은 간단하다. 매장에 방문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에 집중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태도다. 결국, 가게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장소다. 돈을 쥐고 있는 소비자가 아니라, 내 공간에 찾아온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 마음을 여는 것, 곧 ‘사람’이란 본질에 집중하는 다윗들은 거친 폭풍우에도 흔들리지 않고 고요히 빛을 내는 등대처럼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커뮤니티의 지원 아래 뿌리 깊은 나무처럼 제 기둥을 견고히 하는 새로운 다윗들이야 말로 거대 자본 아래 숨도 제대로 못 쉬던 동네 가게에게 큰 영감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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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자>

No

성명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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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 **** 543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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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 **** 1099

3

 박 * 진

010 **** 3068

4

 최 * 준

010 **** 8191

5

 이 * 근

010 **** 1313

 6

 박 * 의

010 **** 1850

 7

 김 * 은

010 **** 1423

 8

 하 * 은

010 **** 4235

 9

 신 * 훈

010 **** 8370

 10

 천 * 규

010 **** 9101

 11

 김 * 훈

010 **** 4586

 12

 김 * 성

010 **** 7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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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남자다 2016.12.18 23: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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